박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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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형사법
국제형사법
저자
김기준
역자
-
분야
법학 ▷ 형법
출판사
박영사
발행일
2017.06.20
개정 출간예정일
페이지
912P
판형
사륙배판
ISBN
979-11-303-3031-0
부가기호
강의자료다운
-
적립금 :
1,060원
부수 :
정가
53,000원
책을 펴내면서

국제형사법 체제의 등장은 주권 국가의 전유물로만 여겨져 왔던 형벌권을 국제재판소가 행사하는 크나큰 변화를 의미한다. 국제형사법은 인간의 존엄성을 기반으로 인류의 안녕과 개인의 인권을 보호하려는 목적을 가지며 세계 각국에서 발생하는 중대한 인권 침해와 인류의 평화와 안녕에 대한 거시적 위협에 대처한다. 국제사회가 설립한 국제재판소는 국제형벌권의 실현주체로서 국제범죄가 발생할 경우 해당 지역의 국가가 범죄를 묵인 또는 승인하였는가 여부와 무관하게 국가 주권의 영역 깊숙이 침투하여 국제범죄를 처벌할 수 있다.
이러한 형태의 국제형벌권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뉘른베르크 재판과 동경 재판에서 최초로 현실화되어 수많은 국제범죄자들을 국제형사법에 근거하여 형사 처벌하였다. 뉘른베르크 재판에 미국 측 검사로 참여한 로버트 잭슨(Robert Jackson) 전 검찰총장·대법관은 뉘른베르크 재판을 ‘지금까지 권력이 이성에게 준 가장 큰 헌정’이라고 평가하였다. 비록 뉘른베르크 재판과 같은 최초 단계의 국제형사법 체제에 대하여는 처벌의 선택성과 소급입법 논란 등을 이유로 ‘승자의 정의(Victor’s Justice)’라는 비판적 관점이 존재하였으나, 국제적 차원에서 발생한 대규모의 잔학행위를 사실적 권력이 아닌 법의 테두리 내에서 형사 처벌하게 된 것은 인류 역사에 있어 커다란 진보로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이후 국제형사법 체제는 동서 냉전 기간 등을 거치면서 적지 않은 부침의 과정을 겪었으며 그간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시스템의 불완전성 혹은 처벌의 선택성에 대한 문제 등이 아직까지도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전 세계 모든 국가를 재판권의 잠재적 대상으로 하는 상설 국제형사재판소(International Criminal Court)가 설립되고 모호하고 불완전한 형태로 존재하였던 국제형사규범들의 대다수가 로마규정에 명문화됨으로써 국제형사법 체제는 더욱 큰 도약을 향한 새로운 전환점에 다다른 것으로 생각된다. 이제 국제형사법은 국제법의 가장 핵심적인 영역에 자리 잡게 되었으며 향후에도 국가나 거대 권력에 의하여 자행되는 심각한 인권침해 범죄에 더욱더 강력하게 대응해 나감으로써 국제사회의 보편적 정의 실현과 세계의 평화와 안전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국제형사법 체제와 관련하여 우리가 명심할 점은 개별 국가는 국제형사법 체제에 대한 방관자로만 머물러 있을 수 없다는 점이다. 각 주권 국가들은 국제형사법의 적극적 실행 주체로서의 지위와 자국 국민이 국제형사법의 수동적 규율대상이 되는 이중적 지위를 갖는다.
우선 개별 국가는 국제법인 국제형사법을 국내법에 적극 수용하여 자국 법원에서 국제범죄를 스스로 처벌할 수 있다. 1961년의 아이히만 사건은 국제형사법을 적극 활용한 가장 극적인 사례일 것이다. 처벌 대상 국제범죄가 발생할 당시에는 아이히만의 범죄를 처벌할 수 있는 이스라엘의 법령이 존재하지 않았음은 물론 이스라엘이라는 나라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음에도 이스라엘의 정보기관 모사드는 아이히만을 아르헨티나에서 납치한 후 이스라엘 법정에 세워 법의 심판을 받게 하였다. 중국 역시 제2차 대전 이후 모두 13개의 재판소를 설치하여 심각한 범죄를 저지른 일본인 504명에 대한 유죄판결을 선고하고 149명을 처형한 바 있다. 제2차 대전 이후 뉘른베르크와 동경 재판 이외에도 다수 국가의 국내법정에서 국제범죄자들이 처벌되었으며 이 책에서 소개하는 바와 같이 현재에도 세계 각국의 법정에서 다양한 국제범죄에 대한 처벌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보편적 관할권에 근거하여 이루어진 유럽 국가에 의한 기소가 범죄 발생 국가의 사법체계에 대한 압력으로 작용하는 이른바 피노체트 효과(Pinochet effect)는 주목할 만한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국제형벌권이 특정 국가에서 일어난 국제범죄의 처벌에 직접 개입하는 상황은 국가나 정권이 관계된 대규모의 잔학행위와 관련하여 흔히 발생한다. 현 정권의 국가기관이나 국가 유관기관이 관여한 국제범죄를 국가 스스로 제대로 처벌하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려우며, 심지어 사면 등 면책성 부여를 위한 적극적 조치가 취해지는 경우도 있다. 독재 정권이 무너지고 민주화된 새로운 정권이 권력을 장악하거나 정권 이양이 진행되는 과정인 경우에도 과거 정권과의 마찰 우려나 원만한 정권 이양을 위하여 국제범죄에 대한 처벌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며, 국내의 사법체제가 국내적 충돌상황에서 붕괴되거나 아직까지 제대로 발전되어 있지 않아 정상적인 처벌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이에 따라 안전보장이사회는 국제형사재판소 설립 이전에도 舊유고 국제형사재판소(International Criminal Tribunal for the Former Yugoslavia, ICTY)와 르완다 국제형사재판소(International Criminal Tribunal for Rwanda, ICTR) 등 임시재판소를 설립하여 특정 국가나 지역 내에서 발생한 일정한 기간 동안의 범죄를 처벌하도록 한 바 있다. 새로이 설립된 국제형사재판소는 개별 국가가 국제범죄를 처벌할 의사나 능력이 없을 경우에만 개입(보충성의 원칙)하는 비상적·대기적 법원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세계 124개국이 로마규정의 체약당사국으로 가입하였으며 영토주의와 소극적 속인주의 재판권 원칙에 따라 잠재적으로는 전 세계를 국제형사재판소의 재판권 대상으로 하는 까닭에 개별 국가에 대한 실질적 영향력은 매우 강력한 것이다. 따라서 로마규정 성립 이후, 일본 등 일부 국가의 예외가 존재하기는 하나, 로마규정 체약당사국들 대부분은 자국의 국제범죄 관련 사건들을 국제재판소의 관여 없이 스스로 처리할 수 있도록 국제형사규범을 국내법으로 도입하고 이와 관련된 인적·제도적 기반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이는 국제형사법 체제와 관련한 자주권 확보라는 측면에서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생각된다.

이처럼 국제형사법 체제는 국제재판소와 개별 국가들의 밀접한 연계 속에서 기능하고 있으며 국제형사법 체제에 대한 개별국가들의 대응 역시 문제된 상황에 따라 매우 다양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그렇다면 국제형사법 체제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와 가치를 가지고 있을까?
역사적으로 우리나라는 일제의 식민지배와 남북분단, 6·25전쟁 등을 겪어 국제형사법 체제와 관련된 중요 문제들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의 국제형사법과 관련한 상황을 돌아보면 유감스러운 점이 적지 않다. 일제 식민 지배의 쓰라리고 슬픈 역사 속에서 우리 국민들이 성노예 범죄, 731 부대의 생체실험과 같은 국제범죄의 피해자가 되는 가슴 아픈 사건들이 발생하였지만 이에 대한 국제형사법적 대응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제2차 대전 당시의 국제범죄에 대하여 많은 국가에서 형사절차를 진행하였고 지금도 독일에서는 이들 범죄에 대한 처벌 노력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과 대조된다. 물론 광복 이후 전개된 냉전 상황 등 냉엄한 국제 정치의 현실로 인하여 적절한 국제형사법적 대응이 이루어지기 어려운 여건도 있었을 것이나, 국제형사법에 정통하지 못한 우리의 내적 역량도 이러한 결과에 일정 부분 영향을 끼친 것으로 생각된다.
최근에는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 행위에 대하여 국제형사재판소에서 정식수사에 착수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리는 한편, 북한 관련 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하려는 유엔의 움직임이 언론을 통해 지속적으로 보도되고 있다. 이는 우리를 둘러싼 국제형사법 체제의 민감성을 잘 보여주는 상황인데, 이에 대한 국내적 관심이나 관련 분야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이처럼 우리의 역사적 상황과 현 시점의 특수성 등에 비추어 볼 때 국제형사법 체제를 우리가 어떤 식으로 수용하고 대응해 나갈 것인가는 매우 긴요하고 중대한 문제이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국제형사법 체제와 관련된 과제와 의미를 다음과 같이 생각해 볼 수 있다.
우선 국제형사법 영역에서의 주체성 확립은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과제이다. 자국 영역 내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하여 국제사회가 개입하는 것은 다양한 국제정치적 요소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으나 기본적으로는 해당 국가가 국제범죄를 제대로 취급할 수 있는 제도와 역량을 갖추었는가 여부에 상당 부분 좌우될 것이다. 특히 거시적 국제범죄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는 형사처벌뿐만 아니라 진실위원회 등 대안적 해결수단이 국제형사법 체제 내에 함께 공존하고 있다. 국제형사법과 관련된 주체성과 역량의 확립이 대안적 해결수단을 적절한 수준에서 스스로 고려할 수 있도록 하는 전제조건일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가 처한 현실에서는 국제형사법 체제에 대한 대응 수준이 더욱 큰 의미를 갖는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나라는 2003년 로마규정의 국내발효 이후 상당한 공백기를 거친 2007년에 이르러 「국제형사재판소 관할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국제범죄법)을 제정하였다. 국내입법이 시기적으로 다소 지연된 감이 있고 법률의 개정이 필요한, 일부 미흡한 부분이 있기는 하나 전반적인 수준이나 내용은 국제 기준에 충분히 부합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이러한 국내 입법을 통하여 국제범죄의 처벌을 위한 법적 기반을 갖추고 문제된 국제범죄를 스스로 처벌함으로써 불필요한 국제사회의 개입을 방지할 수 있는 토대가 조성되었다는 점에서 국제범죄법의 제정은 매우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다만 국제형사법이 국내법에서는 인정되지 않는 다양한 특수성을 가지고 있음에 비추어 하나의 법률을 제정하는 것만으로는 국제형사법 체제의 원만한 운영이 보장된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국제형사규범에 대한 필수적인 이해와 지식을 갖추고 이를 실무에 적용할 수 있는 검사, 판사, 변호사 등의 인적 자원의 확보 역시 국제형사법 체제의 원활한 운용에 긴요한 요소이며 이를 위해서는 이 분야에 대한 충분한 연구도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이처럼 국제형사규범의 현실적 적용가능성을 강화시키는 종합적인 노력이 꾸준히 지속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국내법에 자리 잡은 국제형사법은 학문적 관점에서도 매우 큰 의미를 가지며 우리 법의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다. 국제사회의 법으로만 존재하던 국제법이 국내에 수용되어 국내법 체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현상은 형사법 분야에서도 더욱 강화되어 나갈 것이다. 우리의 국제범죄법은 로마규정에 대한 이행입법의 성격뿐만 아니라 국제관습법을 함께 반영함으로써 국제범죄에 대한 일반법의 성격을 동시에 가지고 있으며, 조약범죄에 해당할 수 있는 인신매매죄 등이 새로이 형법에 규정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제형사규범의 수용 현상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특히 주목할 점은 국제법이 국내법에 일정 부분 영향을 끼치는 단편적 현상을 넘어 국제법에 기반하여 도입된 국제형사규범이 국내법 체계 내에서 독립된 특성을 지닌 별개의 영역으로까지 자리 잡게 되었다는 점이다. 국제법에 기원을 둔 국제범죄법은 국내법의 일반 범죄와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어 이에 대한 정확한 해석 적용을 위해서는 모법(母法)이라 할 수 있는 국제형사규범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요구되며 국제법 해석과의 일관성, 국제형사법 친화적 해석의 원칙 등 일반 형사법에 대비되는 특수한 원칙들이 고려되어야 한다. 우리 국제범죄법의 다수 조항들이 국제법을 직접 우리 규범의 내용으로 포섭하고 있고 국제범죄법 제18조가 국제범죄의 적용과 관련하여 필요할 때에는 국제형사재판소규정 제9조에 따라 2002년 채택된 로마규정 범죄구성요건을 고려할 수 있다고 명시한 것은 이러한 측면을 잘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별도의 단행법인 국제범죄법을 중심으로 국내법 체계에 자리 잡은 국제형사법은 형법, 군형법, 형사소송법 등과 같이 국내법 체계 내에서 독립된 특수한 법영역을 이룬 독자적 연구 대상으로 분류될 수 있을 것이다.
국제형사법은 헌법, 형법, 형사소송법, 국제법, 범죄인인도법, 국제형사협력법 등 다양한 법률 분야와 관련되어 있고 국제형사규범이 국내법에 자리 잡고 이행되는 과정에서 국제규범과 국제재판소의 판례가 고려되는 수직적 상호작용(Vertical Interaction)과 국제형사규범을 도입한 국가들 간의 비교법적 고찰을 통한 수평적 상호작용(Horizontal Interaction)이 강화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우리 법의 내용이 더욱 풍부해지고 우리가 간과하였던 법이론적 측면을 성찰하는 계기도 될 수 있어 종국적으로는 우리법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외국의 주요 대학에서 국제형사법이 별도의 단일 강좌로 개설되고 국제법 교과서뿐만 아니라 일반 형사법 교과서에도 국제형사법의 판례가 인용되고 있음은 국제형사법 체제의 학문적 중요성을 잘 드러내는 하나의 사례로 생각된다.
국제형사법 체제는 아직까지 보편성이나 강제성의 관점에서 완성된 체제로 보기 어려운 측면이 적지 않으며 특히 선택성의 문제는 국제형사법의 정당성 및 근거지움과 관련하여 현재 단계에서는 완전히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로 남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점과 국제형사법 체제에 영향을 미치는 국제정치의 가변성에도 불구하고 국가 간 상호의존성이 장기적으로 더욱 강화되고 세계 공동체가 발전을 거듭해 나감에 따라 국제형사법 역시 더욱 발전하며 국제형사법이 직접 취급하는 대상 범죄도 확대되어 갈 것이다. 당초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되었던 로마규정의 침략범죄에 대한 합의가 최근 캄팔라 회의에서 이루어진 점 등은 국제형사법 체제의 잠재력을 잘 드러내는 것으로 생각된다. 국제사회의 중요한 일원인 우리나라도 국제형사법이 지향하는 세계의 평화와 안전, 복지 등 국제사회의 이념과 국제사회에서의 정의 실현이라는 보편적 가치에 적극 동참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국제형사법의 제반 이론과 문제영역을 빠짐없이 다루는 한편 국제형사법과 일반형사법, 비교형사법, 국제인도법, 국제인권법, 전쟁범죄법 등을 다루는 학자, 실무가, 학생 등 모두에게 유용한 연구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였다. 이 책은 크게 국제형사법의 일반이론 부분을 다룬 총론(제1부)과 개별 국제범죄를 분석한 각론(제2부)으로 나뉘어 있다.
제1부 제1편에서는 국제형사법의 개념, 목적과 기능, 국제형사법의 역사 등을 다룬다. 국제형사법 체제의 근거지움에 대한 현재 단계의 논의 상황을 소개하고 국제형벌권과 국가형벌권의 상호 관계에 대한 고찰도 진행하였다. 특히 국제형사법 체제의 대안이라 할 수 있는 진실위원회 등 대안적 해결방안에 대하여도 분석하였다.
제2편 제1장 국제형사법의 기본 원칙에서는 국제형사법에 구현되어 있는 형사법의 일반원칙인 개인책임의 원칙, 죄형법정주의, 일사부재리 원칙 등과 함께 국제형사법의 특유한 원칙으로 국제범죄법에 규정된 시효 배제와 우리에게도 구속력이 있는 로마규정의 면책성 배제 원칙 등을 살피고 특히 헌법과의 정합성 여부에 대하여도 간략히 고찰하고 있다. 제2장에서는 국제형사법의 법원과 해석 원칙을 살펴본다.
제3편 범죄론에서는 우리와는 상이한 국제형사법에서의 범죄론 체계를 개괄하고 특히 제3장의 주관적 요소 부분에서는 이에 대한 일반 이론적 분석과 함께 국제형사법에 구현되어 있는 주관적 요건에 대하여 상세히 고찰한다. 그 밖에 우리 법의 공범론과 미수론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한 고찰과 함께 국제형사법 영역에서의 특수한 책임 유형으로 국제범죄법에도 도입되어 있는 상급자책임 이론과 국내입법을 둘러싼 논란 등에 대하여 살펴보고 있다. 제8장 형사책임을 배제하는 근거 부분은 국제형사법의 일반이론 부분을 국내법에 전면적으로 수용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 조항을 통하여 직접 국내 재판에 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특히 국제범죄법 제4조는 상급자의 명령에 따른 행위 조항을 별도로 두고 있어 그 해석과 적용에 있어 국제형사규범에 대한 이해는 필수적인 전제 요소이다. 또한 정당방위, 강박과 긴급피난, 착오 이론 등은 일반 국내법에서 인정되는 것과는 다른 특별한 요소를 포함하고 있어 이에 대한 국제형사법 영역에서의 논의 상황을 소개하고 그 해석적 함의를 검토하였다. 국내법에서는 일반적으로 승인되지 않는 다양한 항변에 대한 논의, 특히 보복의 항변 등에 대한 논의는 적지 않은 중요성을 가진 것으로 생각된다.
제4편에서는 아직 미흡한 단계에 머물러 있는 국제형사법에서의 형의 양정 문제와 형벌의 집행에 대하여 살펴본다.
제5편 국내 법원에서의 국제범죄 처벌 부분에서는 각 국가가 보유하고 있는 일반적 재판권과 국제범죄에 대한 특수한 재판권인 보편적 관할권을 함께 고찰한다. 그리고 국제형사규범이 각 국가에 수용되는 방식에 대한 이론적이고 실제적인 분석과 함께 각국 법원에서 실제 이루어진 국제범죄 처벌 사례들을 개괄한다.
총론을 마무리 짓는 제6편 우리나라와 국제형사법 부분에서는 우리 국제범죄법이 취하고 있는 국제형사규범의 분리수용 방식에 대하여 개괄한다. 그리고 우리 국제범죄법이 단순히 로마규정의 이행법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제관습법을 포함한 국제법 위반 범죄에 대한 일반법적 성격을 함께 가지고 있는 점 등 국내법 체계에 자리 잡은 국제범죄법 체계의 독자성을 살펴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 사건, 일본의 성노예 범죄, 731 부대의 생체실험 등 우리나라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주요 사례에 대한 국제형사법적 평가에 대하여 간략하지만 중요한 고찰을 하고 있다.
제2부 제1편에서 제4편까지의 국제형사법 각론 부분에서는 국제범죄인 집단살해죄, 인도에 반한 죄, 전쟁범죄, 침략범죄 등의 역사, 규범 내용 등을 로마규정을 중심으로 국제적 차원에서 고찰한 후 이를 도입한 국제범죄법의 내용에 대하여도 상세히 분석한다. 특히 국제규범과 국제범죄법의 내용이 불합리하게 부합하지 않거나 개선 필요성이 있는 부분에 대하여는 법령 개정 의견도 함께 개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제5편에서는 국제법에 의하여 직접 개인의 형사책임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나 억제조약 체제를 통하여 개별국가에 의한 처벌이 요구되는 조약범죄 중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고문범죄, 테러범죄, 해적범죄 등에 대하여 고찰하고 있다.
이 책의 집필 과정에서 국제조약에 대한 번역은 기본적으로 외교부에서 제공하는 공식 번역을 따르는 것을 원칙으로 하였으나 일부 어색하거나 오역이 있는 부분은 가능한 범위에서 수정하였다.

이 책을 기획하고 집필하는 과정은 매우 오랜 기간이 소요되었다.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능력 없고 우둔한 사람이 이 책을 완성하기까지 너무나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다. 우선 저를 학문의 길로 이끌어 주신 신동운 선생님과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에서 저를 지도하여 주셨던 다른 선생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 이 책의 원고를 꼼꼼히 읽고 의견을 제시하여 주신 김진태 변호사님, 최용성 변호사님, 지금은 검사로 임관한 박세혁 법무관 등에게 감사드리며 최길수 부장검사님의 조언은 이 책의 방향을 잡아 나감에 큰 도움이 되었다. 또한 어려운 출판 여건 속에서도 이 책의 출판을 허락해 주신 박영사와 이 책의 계획과 세심한 편집 등에 노력을 기울여 주신 조성호 이사님과 한두희 씨, 조아라 씨 등 관계자 여러분께도 심심한 감사의 뜻을 표한다. 마지막으로 초기 단계 난삽한 원고를 읽으시고 고귀한 의견을 주신 어머님과, 주말과 저녁 시간을 책상에만 앉아 있는 것을 묵묵히 감내해 준 아내와 아이들의 함께 함은 이 책을 더불어 집필한 것 이상의 노력과 공감의 의미를 갖는 소중한 것이었다.
한 나라의 법은 국가를 떠받치는 기둥이며 법학과 법률서비스 산업은 가장 중요한 국가의 기간학문/산업이다. 필자는 우리나라가 국제형사법 분야에 대한 연구와 실무 역량을 더욱더 강화해 나갈 경우 국제사회의 정의 실현과 국제형사법의 발전에 기여함은 물론 우리나라가 국제형사법 영역에 있어 아시아 지역의 중심국가로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모쪼록 여러모로 미흡한 이 책이 국제형사법에 대한 이해를 조금 더 깊게 하고 더 심도 깊은 후속 연구와 우리 법조인의 세계 진출에 작은 도움을 줄 수 있기를 감히 희망해 보면서 이 책의 내용에 대하여 많은 조언과 질책도 함께 기대해 본다.

2017년 새 봄. 김 기 준
저자 약력
1989. 서울대 법과대학 졸
1991. 제33회 사법시헙 합격
1997. 서울중앙지검 검사
2000. 부산지검 검사
2003. 법무부 국제법무과 검사
2007. 지식경제부 장관 법률자문관
2009. 천안지청, 춘천지검 부장검사
2010. 법무부 국제법무과장
2011. 서부지검 부장검사
2012. 인천지검 부장검사
2014. 울산지검 부장검사
2015. 부산광역시청 파견
2016. 서울고등검찰청 검사

2000. 호주 시드니대 방문학자
2005. 서울대 대학원 법학과 석사
2010. 서울대 대학원 법학과 박사
2014. 미국 보스톤 칼리지 방문학자

저서&논문
형법 제7조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에 대한 고찰, 서울대학교 법학연구소 주최 국제세미나 [시간과 공간 속의 형사법](2016. 11. 18. 서울대학교 근대법학교육 백주년 기념관) 발표 자료
일사부재리 원칙의 국제적 전개 - 국제적 이중처벌 방지를 위한 새로운 모색 - (2013. 경인문화사)
일사부재리 원칙의 국제적 적용에 관한 연구(2010. 서울대학교 박사논문)
수사단계 압수수색 절차규정에 대한 몇가지 고찰(2009. 형사법의 신동향)
독립적 긴급압수수색 제도의 도입필요성에 대한 고찰(2008. 형사법의 신동향)
체포 또는 구속에 수반되지 않은 긴급압수수색검증(2005. 서울대학교 석사논문)
이혼소장의 각하가 고소권에 미치는 효력(1999. 형사판례연구7)
제1부 국제형사법 총론
제2부 국제형사법 각론